2014년 10월 1일 수요일

금 말제(末帝) 완안호돈

금 말제(末帝) 완안호돈


말제'라는 칭호가 말해주듯 금나라의 마지막 황제다. 소종(昭宗)이라는 묘호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으나 이는 정식으로 추숭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서에서는 말제라고 칭한다. 대개 한 왕조의
마지막 황제라면 폭군이거나 멍청한 인물인 것이 보통인데 이 황제는 그럴 시간도 없었다.
제위에 오른 그 날 저녁에 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역사상 최단기간 제위에 있었던 군주로
기록되어 있다. 한자 표기로는 완안승린이라고 한다.

당시 금나라는 이미 막바지에 이른 상황이었다. 몽골이 무섭게 치고 내려오자 금나라에서는 그때서야
남송과 연합하여 몽골을 막으려 했으나 이미 남송은 몽골과 손을 잡고 금을 멸할 - 정강의 변 이후
남송에게 금은 원수와도 같았다 - 계획을 세우고 군대를 북쪽으로 보낸 상태였다. 선제 애종 완안영갑속은
몽골군의 공격을 피해 임시 수도로 삼은 채주에 피난와 있었는데 몽골군이 이미 채주까지 이른 상태였다.
애종은 몸이 비대하여 더 이상 뛸 수 없었는데다 그 동안의 고생에 지쳤는지 1234년 2월 9일 아침에
자신의 호위대장이었던 완안호돈에게 양위하고  - 그는 제위를 받지 않으려 하였으나 애종이 그대가
제위를 받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을 듣고 제위에 올랐다 - 스스로 자결하고 말았다.

말제 완안호돈은 일단 채주를 떠나 다른 곳에서 사태 수습을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미처 성을 빠져
나가지도 못하고 제위에 오른 그 날 저녁 효수되어 정대 끝에 머리가 걸리고 말았다. 그의 머리는
남송으로 보내졌고, 당시 남송 황제 이종은 그 머리를 태묘에 바치고 제사를 지냈다.
금나라는 그렇게 해서 120년만에 멸망했다. 하지만 이이제이라고 몽골을 이용해 금을 제압한 남송도
그 끝이 좋지는 못했다. 몽골군이 잠시 후퇴한 사이에 군대를 보내 옛 수도인 개봉과 낙양을 일시
되찾았지만 곧 돌아온 몽골군에게 깨끗하게 털리고 다시 강남으로 내려와야 했으며 끝내는 몽골에게
남송도 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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